이번 글 주제는 블루 아카이브x파파존스 컬래버입니다. “피자를 정가로 먹는 사람이 어딨냐?”라는 기조 때문에 사은품 이전에 커뮤니티에서는 평가가 뚝 떨어져 버리기도 했는데, 마침 파파존스가 대리점 '갑질'로 공정위에게 가맹사업법 위반 과징금 선고받은 것도 이미지에 도움은 안 되었겠지요(물론 SPC 그룹이 만든 빵을 팔았던 GS25 컬래버는 잘 되었던 걸 보면 침소봉대에 가깝긴 하겠습니다만).
근본적으로 덕질과 가성비는 물과 기름같은 조합이라 생각하지만, 랜덤 지급이라도 풀 세트로 다 모으지 않으면 성이 안 차는 '마니아' 분들에게는 민감한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건 인정합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1차(10월 29일 주문) 행사는 배달비를 아끼겠다며 방문 포장을 선택했습니다. 마침 일정에 여유가 있어 반쯤 재미로 방문하기는 했으나 인건비 이전에 교통비만 계산해도 배달비 이상 써 버려서 주객전도이긴 했지만요.
피자 가게는 정말 오랜만에 가 봤는데, 요즘은 배달 위주라는 편견과 달리 테이블도 제대로 세팅되어 있더군요. 이른 시간에 방문해 사람은 없었습니다만, 피크 시간이나 주말에 적당히 자리가 찬다고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아 보였습니다.
피자 종목은 페퍼로니였습니다. 모 피치광이 유튜버가 피자집 근본 메뉴 중 하나는 페퍼로니라고 했던 게 생각나기도 했고, 가격도 유명 메뉴 대비 저렴하기도 했으니까요.
상자 사진이 없는 이유는 이전 이벤트 포장 소진이 덜 되었는지 연예인 사진이 박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매장 부엌 한켠에 미리 접어놓은 상자가 천장까지 쌓여있던 걸 생각해보면 그 주에 주문한 사람들은 대부분 옛날 상자를 받지 않았을까 싶네요.
사은품은 커뮤니티에서 '당첨' 취급받는 히비키가 왔습니다. 사람들이 이런 컬래버에서 무작위 사은품 지급을 싫어하지만, 주최 입장에서는 선택권을 주면 속칭 인기 캐릭터만 다 받아가려고 할테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합니다. 공식적으로는 랜덤 배정이라도 개별 점주나 아르바이트생의 선의에 기대 '무슨색 머리 캐릭터 주세요'라고 주문사항에 쓴다는 게 관련 커뮤니티 밈이 될 정도이니까요(이제는 그것도 업계에 소문이 났는지 사은품에 봉인 포장을 하는 게 기본이 되긴 했습니다만).
두번째 주문은 2차 행사 기간인 11월 19일에 했는데, 이번에는 지난 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배달로 받았습니다. 그런데 컬래버 세트 주문 시에 배달비(3천원) 면제 쿠폰이 생겼더군요. 상술한대로 행사 분위기가 예상보다 안 살아나 슬쩍 추가한 건지, 지난번 주문으로 인해 쿠폰이 발생한건지 이도 저도 아니면 제가 처음부터 잘못 알고 있었던건지 모르겠네요.
이번에는 컬래버 박스에 담겨 도착했네요. 피자 종류는 바질이 없어 그냥 치즈 피자같지만 본인들은 '마가리타'라 부르는 메뉴로 골랐습니다. 처음에는 해당 업체의 플래그십 메뉴를 구입해보려 했지만, 한 때 코스트코 치즈 피자 한 조각을 간식거리로 먹던 사람으로서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이 쪽으로 주문했습니다.
위에서 '소비자의 상실감' 이야기를 했는데, 2차의 경우 일러스트 두 장(SD/LD)은 공통이고 포토카드냐 스탠딩 아크릴이냐 차이여서 그런 부분에서는 나은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크릴보다 플라스틱 포토카드 만족도가 높은데, 뒷면에 캐릭터에 맞는 멘트 한 줄 써놓은 게 가장 마음에 드네요. (요즘은 지갑 자체가 '늙은이' 아이템이 되어가고 있지만) 예전에 흔하던 구멍 뚫린 카드지갑에 넣어도 좋을 듯 하고요.
글을 마무리하며 생각해보니 피자 맛 이야기를 안 썼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사실 피자를 안 먹어본지 오래되어서 호오를 평가하기가 애매한 측면이 있어 초안부터 뭐라고 써야할지 고민이 되었는데, 인터넷 평가처럼 미국식 피자의 영향이 많이 남아있어서 상대적으로 맛이 강하기는 하더군요.
p.s. X 알고리즘이 추천해 준, 일본에서 컬래버 때문에 한국까지 여행 온 사람의 포스트.
悲 願 達 成 pic.twitter.com/wt3z0bdLRc
— ハリヤー (@hariyaa) November 17,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