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같은 데서 보고 들어오시면 “혹시 날짜가 꼬였나?” 하실 수도 있는데 아닙니다. 일본에서는 2010년 2월에 개봉하고 우리나라에서도 11월에 개봉했으며(관련글) 올해 3월에는 한국에 정식으로 BD/DVD가 나오기까지 한 녀석을 왜 지금에야 본 건지 의심할 수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블루레이는 일본판으로 작년에 질러놨습니다. (관련글)
하루히 때문에 제 8의 서브컬처 인생을 시작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소실 개봉한다고 할때는 “이건 봐야해” 하고 불타올랐지만 개봉 당시 잔혹한 현실이 저를 괴롭혀서 시기를 놓치고 “BD로 봐야지” 했지만 막상 연말에 받을때즈음에는 열의가 식어서 선반에 고히 모셔두고 있었죠.
하지만 4년을 미뤄온 스즈미야 하루히의 경악(10권) 이 5월 25일에 정식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으니 문득 생각이 나서 휴일을 맞이하여 서랍에 있던 BD를 꺼내 감상하게 된 거죠.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냐고요?
엔들리스 에이트와 소실을 연달아 보신 분이라면 저 시계가 눈에 박혀 방에 가져다놓고 싶은 기분을 이해하실 겁니다. (저런 건 상품으로 안 팔려나요?)
그냥 이렇게 끝내기는 아쉬우니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소실은 “나가토의, 나가토에 의한, 나가토를 위한” 이야기라고 하죠.
영화임을 감안해도 긴 163분이라는 재생시간이지만 길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2009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엔들리스 에이트 8화분도 계산해보면 저 정도 시간이 나온다고 하네요.
두 줄 결론
저는 소실 나가토보다는 원래 나가토가 좋습니다. 안경은 상관없습니다.
긴 머리 하루히가 괜찮습니다. 학교 교복을 바꾸는 건 어떨까요?
부록 BD에 들어있는 성우/스태프 무대인사 때 나온 이야기 중에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 몇 가지를 언급하며 글을 닫겠습니다.
1. 쿈 동생 성우분(아오키 사야카)이 엔들리스 에이트 언급을 했습니다. (“쿈 군, 전화.”) 옆에 총감독인 이시하라 씨도 있었는데 말이죠.
2. 아오키 사야카 씨(쿈 동생 역) 가 영화의 감상을 이야기하면서 “동생의 입장에서 이번 쿈이 정말 멋져보였어요” 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스기타 토모카즈 씨 (쿈 역) 가 갑자기 “그럼 지금까지는 어떻게 생각한거야?” 라고 해서 회장이 순간 들썩였죠.
3. 프로듀서에 따르면 원작자 타니가와 나가루 씨가 시사회로 극장판을 보고 처음 던진 말이 “꼭 타니구치일 필요가 있었나요?” 였다고합니다. 그런 반응은 상상하지 못했기에 그냥 “예? 그렇죠.” 하고 말았다고 하네요. 실제로 감독도 “꼭 타니구치가 나올 필요는 없잖아?”라는 이야기를 했고 타니구치 성우인 시라이시 미노루는 “굳이 거기에서 왜 원작이랑 다르게 하시려는 건가요?” 라고 항의했다는 언급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