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부터 7월 말까지 GS25와 게임 "블루 아카이브" 컬래버의 일환으로 띠부씰이 들어있는 빵 6종이 출시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궁금해서 한 번 사먹는 걸로 시작했지만 이왕 모으기 시작했으니 좋아하는 캐릭터 띠부씰까지는 받아야지 싶어 GS25 앞을 지나갈 때마다 빵을 하나씩 구입하는 지경에 이르렀네요.
(중간중간 종이만 있는 건 '실사용' 명목으로 어딘가 붙여서 없는 것입니다)
교환 없이 뽑은 것 치고는 중복이 적은 편이기는 한데(띠부씰 전체 목록), 뽑고 싶은 캐릭터는 죽어도 안 나오는 게 참 얄궂네요. 이번 주에는 재고가 슬슬 쌓여 '너 죽고 나 죽자' 느낌으로 빵 종류별로 하나씩 구입했는데도 중복만 늘어나더군요.
명목 상 빵이 본품이니 빵에 대해 단평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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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롤케이크(2000원): 이름만 들으면 무난할 것 같지만 딸기크림도 적고 빵 맛도 놀랄 정도로 별로인 제품. 상온빵이지만 그나마 차게 해서 먹어야 먹을만 하더군요.
작중에서 나기사가 미카에게 먹인 롤빵이 이런 맛이었으려나하는 유머가 나올 정도이고, 재고가 부족할 때에도 지막까지 남는다는 커뮤니티 의견을 보면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 듯. -
쿠앤크 빵쿠아즈: 표지 삽화처럼 오레오 과자를 손바닥만한 빵 크기로 늘려놓은 느낌. 오레오 과자를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시리즈 중에 제일 무난한 맛이라는 느낌(띠부씰 확보를 위해 빵을 쓸어가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통기한이 가장 길다는 게 매력 포인트라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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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터드 데니쉬: 살짝 돌려서 데워 먹으면 맛있다는데, 안에 들어있는 커스터드 크림이 끝까지 먹으면 커피와 함께 먹어도 살짝 느끼해. 두 번에 나눠먹으면 나을 것 같지만, 구조 상 나눠서 먹기가 가장 애매한 형태라는 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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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 파운드케익: 빵쿠아즈가 괜찮기도 했고 '초코가 들어가면 어지간하면 괜찮겠지?' 싶어 기대를 갖고 구입했지만 파운드케익 특유의 퍽퍽함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미묘. 빵쿠아즈도 딱히 촉촉한 빵은 아니지만, 하다못해 안에 크림은 있어 오십 보 백 보이지만 그 쪽이 나아.
관점에 따라서 가장 큰 단점은 유달리 빵에 유분이 많은지 띠부씰 종이에까지 은은하게 기름 코팅을 해 주는 부분(저도 한 장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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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샌드케익(3000원): 냉장빵이지만 포장지 때문인지 상온 칸에서도 종종 발견돼. 천 원을 더 받는 대신 롤케이크와 달리 크림/잼을 적정량 넣어서 커피 한 잔에 절반 정도 슥슥 잘라먹으면 딱 좋은 양과 맛. 2500원 정도였다면 이 빵만 사먹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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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그레이 모찌롤(3800원): 가격을 포장지에만 쓴 건 아닌지 식감이나 맛 모두 괜찮은데-다만 사람에 따라 첨가된 얼그레이/오렌지향 호불호가 있는 모양-가격이 비싸서 극초기에 물량 없을 때를 제외하고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제품.
길게 썼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스티커가 아니면 사 먹을 일이 없을 정도의 맛. 파리바게뜨가 한국 빵맛을 하향평준화시킨다며 늘 눈총을 받지만 편의점 공산품 빵에 비하면 그래도 최소한의 '빵'이긴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물론 둘 다 SPC그룹 계열이긴 합니다만). 다만 이렇게 끝내면 글감으로서 성립하지 않으니 굳이 줄을 세우자면 샌드케익, 모찌롤, 빵쿠아즈, 데니쉬, 초코파운드, (큰 격차로) 롤케이크 순.
어딘가에 붙여둔 띠부씰 증명사진 두 장으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