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다 죽인다고 말이 많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환불을 진행했는데, 개인적으로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 간단하게 블로그 글로 기록해 두어야겠다 싶어 글을 써 봅니다.
환불 제품은 3월 18일 애니버서리 행사 때 쿠폰으로 구입한 자석형 보조배터리입니다. 행사 쿠폰 제공하는 이런저런 유튜브 영상을 보다 싸고 편리하다는 평가에 혹해 구입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애초에 생활 동선에서 항상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보조 배터리가 딱히 필요하지도 않은 데다 어떤 회사 셀을 넣었는지도 모르는 제품을 무한정 서랍에 넣어두는 것도 내키지 않더군요. 거기에 배터리는 특수 배송으로(선박?) 들어오는지라 배송 기간도 길고 추적도 제대로 되지 않아 기다리는 과정에서 점점 마음을 굳히게 돼.
마침 판매자가 알리 익스프레스의 ‘무료 반품’을 보장한다고 표기해 두었기 떄문에 받아들여주면 좋고, 안 되면 정말 비싼 건 아니니 쓰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4월 4일 제품 수령 후 반품 요청서를 제출했으나 거절당했는데, 상품 추적 번호로 수령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상술했듯 통관번호 사용 알림을 받기 전까지는 제대로 추적도 안 되었기 때문에 알리 축은 뭘로 확인했는지 궁금하더군요.
해당 거절 페이지에 추가 소명 자료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제품은 이미 수령했으며(송장번호를 확인할 수 있는 구도의 미개봉 패키지 사진 첨부) 당신들이 해당 주문 상세 페이지에서 보장한 ‘무료 반품’ 권리를 행사하고 싶다는 취지의 내용을 재제출했습니다. 그 이후로 연락이 없어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닷새가 지난 9일 밤 늦게 환불 신청이 승인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10일은 선거로 공휴일이었고, 11일 아침 CJ대한통운 배송기사분이 반품 송장이 접수되었으니 물건을 준비하시라는 연락을 받고 같은 날 수거해 갔습니다. 알리 측 안내 페이지에서는 반송 송장을 내가 인쇄해야 한다는 뉘앙스이지만 실제로는 일반 국내 쇼핑몰 반송 처리처럼 기사분이 반송용 송장을 들고 오셨습니다(다만 검색해보니 처리 주체에 따라 인쇄물-혹은 반송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번호-을 기사님께 제공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 걸로 보여).
반송 송장의 받는 곳을 보면 인천 모처로 보내지던데, 주소로 검색해봐도 회사 정보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해당 주소로 반송한 여러 블로그/커뮤니티 기록이 있는 걸 보면 국내 하청 반품처리 센터인 듯 하더군요. 온라인 지도 스트리트뷰로 보면 외곽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창고 건물이었고요.
배송조회해보니 반송 택배는 다음 날인 12일 도착했고 같은 날 저녁에 결제 수단으로 환불하는 것으로 종료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다만 당시 결제한 카드가 네이버페이 머니카드여서 취소 내역은 대체 어디서 확인해야할지 막막하더군요. 이곳저곳 찾아보니 결제대행사인 비씨 페이북에서 3월 결제건에 취소 처리가 되어 있는 걸로 알리 측에서 취소 전표를 보냈음은 알 수 있었으며, 실제 환급금 입금은 16일 이뤄졌습니다.
입금이 된 시점에서는 네이버페이 내 '페이' 사용내역에서 해외결제 결제 취소건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안내해 주더군요.
널리 알려져 있듯이 한국에 제대로 된 지사도 없어 소비자가 불이익을 받아도 크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데 잘 해결되어 다행입니다. 글을 시작하며 썼듯이 앞으로는 싸다고 ‘딸깍’ 하고 구매하지 않는-특히 해외 결제의 경우-반면교사로 삼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