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아는 사람만 구입하던 알리익스프레스가 이제는 주류 뉴스에도 '대공습'이니 '습격'이니 거창한 프레임을 씌울 정도로 규모가 커졌는데요. 이번 달 알리익스프레스 14주년 기념으로 쿠폰을 뿌리는 기간에 맞춰 자잘한 제품을 두어 개 구입했습니다.
첫번째는 Baesus USB 어댑터 65W입니다. Baesus 브랜드는 알리가 아직까지는 '아는 사람만 알던' 시절부터 가성비 제품으로 인기가 있었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오르기도 했고 불량 보고도 많다보니 예전처럼 핫딜 게시판에서 보기는 힘들어진 제품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산 100W USB-C 케이블이 튼튼해서 좋은 인상만 있는 브랜드입니다.
USB 어댑터의 경우 (받아줄 제품이 없어) 100W대 고출력 제품은 없지만 모바일 기기 충전할 용도의 제품은 넘칠 만큼 갖고 있음에도 굳이 이 제품을 구입한 이유는 보통 본체가 플러그 붙박이식인 제품과 달리 1.5m 전원 연장선으로 연결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행사 첫 날 핫딜 게시판을 뒤적거리다 우연히 발견해 7.72달러(약 1만원)에 구입했는데, 나중에 다른 페이지에서는 할인가임에도 달러 기준 자릿수가 다른 걸 보고 갸웃하기도 했습니다.
KC 인증을 받아서인지 박스는 물론이고 설명서까지 한국어판이 포함되어 있어 놀랐습니다.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1m USB C to C(100W까지 출력 가능) 케이블도 제공하는데, 알리발 USB 케이블은 회사를 불문하고 패브릭이여서 Baesus 로고가 찍힌 비닐 케이블이 어색하긴 하네요.
어댑터 자체는 다른 60W대 GaN 어댑터와 대동소이합니다. 참고로 비교 사진에 등장한 어댑터는 역시 KC 인증을 받아 바이럴 1등 상품이 된 Toocki 67W 어댑터입니다.
보통 이 정도 출력 제품은 C 2개/A 1개가 표준인데 C 2개/A 2개인것도 특이하네요. 측면 상단에는 LED가 있는데, 눈을 찌를듯하게 날카로운 광자를 쏘아보내지 않고 플라스틱을 덧대 '부드러운' 조명입니다. Baesus가 그나마 저가 제품 중에서는 고급 취급 받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네요(물론 제 취향으로는 LED는 없었으면 더 좋아겠지만).
Toocki 제품은 고주파음이 복불복인데다 소음이 작은 제품도 조용한 데에서는 들릴 정도였는데 Baesus 제품은 본체를 귀에 이어폰처럼 욱여넣지 않는 이상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 부분도 브랜드 신뢰감을 높여 주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내구도 부분은 몇 개월 사용해 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니 지금 평가하기는 이르겠지만요.
구입할 때는 연장선이 있으니 책상 위에 놔두면 충전할 때 간편하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제품을 받고 배치를 해 보려니 제 PC 책상이 좁아 적당히 놓을 데가 마땅찮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올라오는 '멋진' 데스크셋업을 하는 분이라면 그런 공간은 언제나 있겠지만 공유기도 모니터 뒤 남는 자리에 간신히 세워놓는 제 책상에서는 언감생심이었습니다.
책상 옆면에 붙이는 것도 생각했지만 멀티포트 어댑터 특성 상 케이블을 자주 탈착해야 하는데, 그 정도로 숨기면 보통 콘센트형과 별 차이가 없겠더군요. 결국 꽉 찬 트렁크에 짐 싣는것처럼 없는 데서 자리를 만들어서 손으로 집기는 쉽지만 눈에는 거슬리지 않는 위치에 얹어 두었습니다(정말 '실용적'인 배치이기 때문에 독자의 정신건강을 위해 사진은 첨부하지 않기로).
두 번째 제품은 서치핀 저울(유튜브 리뷰)로 3월 18일 주문해 25일 도착했습니다. 반자동 에스프레소 선반에도 올릴 수 있는 작은 크기(95x100mm)로 에스프레소/커피 특화 저울로 불리는데, 에스프레소/드립 커피 루틴을 도와주는 전용 모드가 있고 이를 위해 시계가 있다는 것 때문이지요.
사실 네스프레소 머신이 홈카페의 대부분인 사람으로서 꼭 필요한 물건은 아닌데, 가끔씩 일회용 드립팩을 내려먹기도 하고 캡슐도 계량해서 추출하면 좀 더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예전부터 저울은 위시리스트에 품고 있었기 때문에 3만원대 가격임에도 고민 없이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부엌 용 디지털 저울이 있긴 하지만 이건 소수점까지 나오지 않는데다 숫자 업데이트가 느려 커피 계량용으로는 못 쓰겠더군요 (아이러니하게도 이 쪽은 최대무게가 1kg이어서 '커피용 저울'보다 최대용량은 낮음).
물론 2kg까지 잴 수 있기 때문에 부엌에서 음식 재료나 소형 전자제품 무게 재기 등으로 사용한다고 큰 일이 나는 건 아닙니다. 처음 받았을 때는 아직 커피를 내려먹을 시간은 아니어서 손에 잡히는 물건들 무게를 재 봤는데 빠릿빠릿하게 잘 계량하더군요.
주변을 정리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촬영하지는 않았지만 네스프레소 추출구에 샷글라스를 얹어서 추출할 때에도 찰떡이더군요. 크기가 작으니 놓기도 편하고 커피가 떨어지면서 무게가 늘어나는 추세선에서 눈에 띄는 지연도 없었습니다(물론 정말 비싼 저울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겠지만요).
한 가지 불편한 점이라면 크기가 작아 상판 전체가 무게 측정 대상이기 때문에 손으로 잡을 때 조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편의 기능으로 100g 이상 무게가 감지되면 켜지는 기능이 있어 더욱 그렇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