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딱히 통괄하는 주제 없이 도착한 순서대로 정리한 커미션 이야기입니다. 블로그에 커미션 글만 연속으로 올라오는 것도 모양이 좋지 않아 적당히 모아서 쓰려고 했는데, 완성되는 건 제 손을 벗어난 일이기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완성본을 많이 받아 생각보다 많이 모였네요.
첫번째 작품은 '블루 아카이브'의 오가타 칸나입니다. 지난 9월 pixiv 리퀘스트 수수료 감면 때문에 하루에 한 개씩 보내고 나서 이번 달에는 더 보낼 일이 없겠거니 했지만 아이디어는 저를 기다려주지 않더군요. 오히려 이 아이디어는 꽤 오랫동안 파일에 적혀 있었기 때문에 시들해지기 전에 실체화하고픈 마음도 있었습니다.
이번 그림은 flatし 작가에게 보냈는데, 늦여름같던 9월 19일 접수해 초겨울 한파가 찾아온 11월 13일 새벽에 받았으니 55일만이네요. 지난 번 의뢰 경험으로 이미 기간을 꽉 채울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 달에만 픽시브 리퀘스트 두 개가 기간 도과로 터졌음에도 초조하지는 않았습니다.
옛날 액션 영화/드라마 감성으로 과하게 폼잡으면서 걸어나오는 주인공 콘셉트입니다. 참고로 이번 작품은 2000년대 '미드'로 줄여 부르던 미국 드라마가 유행하던 그 시절 대표 주자 중 하나였던 'CSI: 마이애미'에 나왔던 이 장면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의외로 완성작만 보고 해당 장면을 바로 떠올리신 분도 계셔서 재밌었네요.
여담으로 해당 클립을 찾기 위해 CSI 시리즈 관련 자료를 뒤적거리다 알게 된 사실인데 라스베이거스를 배경으로 하는 오리지널 CSI(2000~2015년)의 직계 후속작인 CSI: Vegas가 2021년부터 방영하고 있더군요. 보통 예전 시리즈를 '예토전생' 시키면 시작할 때만 반짝하고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던데 의외로 현지 평가 나쁘지 않은지 시즌 2까지 방영되었고 시즌 3 리뉴얼도 확정되었다는 모양입니다.
이 작가분은 커미션 그림은 본인 소셜 미디어/pixiv에 올리시지 않던데, 이번 그림은 제법 마음에 드셨는지 공유를 하셨더군요.
ドラマティックなカンナ🕶 pic.twitter.com/BxAOgk75Dw
— flatし (@yakizabuton) November 13, 2023
두번째 작품은 스미레와 게임개발부가 등장합니다. 11월에는 고액 커미션을 여럿 신청해 서브컬처 예산이 ‘레드라인’ 턱밑까지 도달했지만-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사실상 라인을 밟아버렸습니다-'요즘같은 저환율 시대에 5천엔 정도는 더 쓸 수 있잖아?'라는 마음에 이번 달에도 Lcron 작가에게 두 번 신청하게 되었네요.
스미레가 본편에서도 인연이 있는 아리스의 초대로 게임개발부에 와서 링피트를 한다는 설정입니다. 딱히 게임에 관심이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링피트는 룰을 설명해 주면 잘 할 것 같은 캐릭터니까요.
運動ゲームなスミレとゲーム開発部!
— Lcron (@erukuron) November 16, 2023
Pixivリクエスト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pic.twitter.com/uI4ty6qY1q
세번째 그림은 '유루캠'의 이누야마 아오이입니다. ししのぞみ 작가에게 10월 2일 제출해 11월 18일 완성본을 받았습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작가가 커미션을 닫기 직전에 신청한 건이었는데요. 예전에도 간간이 개인 사정을 명목으로 커미션을 쉬었지만 이번에는 뉘앙스를 보아하니 정말 한동안은 열지 않을 모양.
누가 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말로 '소시지 좋아하는 사람은 소시지 공장은 가지 마라'라는 말이 있죠. 물론 작가에게도 소셜 미디어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할 자유가 있지만, 그림 하나를 보면서도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면 소비자 입장에서 멀리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오이가 낙석을 치우는 모습입니다. 이 아이디어도 꽤 오랫동안 드래프트에서 여러 변종으로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는데, 만화적으로 과장된 느낌까지 살려 잘 표현되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소시지 공장'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작가분이 영 그림에서 마음이 떠난 것 같아 결과물이 멀쩡하게 나올까 걱정이 있었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멀쩡하게 마무리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Commission】
— ししのぞみ (@duelist_rui) November 18, 2023
犬子を描かせていただきました。
リクエスト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pic.twitter.com/Dp7P8ay0Aj
WIP
わからん pic.twitter.com/5KNnn9xm6j
— ししのぞみ (@duelist_rui) November 13, 2023
盛りすぎたかもしれない(乳) pic.twitter.com/LosWW7sNjE
— ししのぞみ (@duelist_rui) November 15, 2023
다음 두 장은 다시 블루 아카이브로 돌아와, 와카바 히나타인데요. 네 번째 그림은 이전 작가만큼 독자분께 익숙하실 702_96 작가에게 부탁드렸습니다. 당초 11월 초에 보내려 했지만 카드사 이벤트 금액을 채워야 한다는 어른의 사정으로 10월 29일 신청했는데, 11월 12일 수령했으니 23일만에 수령했네요.
예전 커미션 글에도 말씀드렸듯이 원본에서도 괴력 기믹은 있기 때문에 이걸 한 발짝 더 발전시킨 콘셉트인데요. 작가분이 위키를 읽어보신 건지 우연한 연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슬아슬하게 쌓여 다음 컷에서는 떨어질 것 같은 짐상자 연출도 마음에 듭니다.
여담으로 작가분이 요즘 창작열에 불타고 계신지 일주일에 그림 네 장을 올리는 기염을 토하시더군요. 개인적으로 미리 그려놓고 타이밍에 맞춰 올리는건지 실제로 이 속도로 그리시는건지 여쭈어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다섯번째 그림은 Jumbo 작가에게 의뢰했습니다. 꽤 특이한 그림체여서 예전부터 보내볼까, 하고 목록에는 오랫동안 올려두었는데 이번 달에야 실제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11월 3일 접수해 22일 완성되었으니 19일만에 완성된 셈이네요.
체육복 차림으로 스트레칭하는 모습입니다. 본편에서는 등장한 적이 없지만 외전 등에서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는 알려져 있어 커미션에서 시도해보고 있는 조합입니다. 여담으로 체육복 레퍼런스로 실장된 마리(체육복) 일러스트를 드리는 게 묘하게 재밌다는 생각을 늘 하고는 합니다.
#ブルアカ
— Jumbo (@JumboWhopper) November 22, 2023
ヒナタ pic.twitter.com/rVoNbFtK2V
마지막 그림은 오랜만에 등장하는 소녀전선의 SPAS-12입니다. 이번 그림은 maxturbo69 작가님의 손이 닿았는데, 특이하게도 작가분께서 조만간 커미션을 열려고 하는데 의뢰하실 생각이 있냐고 해서 일단 자리를 맡아 놓고 같은 날 그 자리에서 작성한 아이디어였습니다.
11월 9일 작업을 시작하시면서 기간을 최대 4주 생각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약 2주일 정도만인 22일 수령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고 스몰톡을 했을 때, 작업 효율이 좋아졌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현장에 있던 냉장고를 털어봤지만 (당연하게도) 쓰레기밖에 없어 기분이 다운되었다는 설정입니다. 이전 작품처럼 은은하게 강조되어 있는 전완근이나 허벅지도 매력 포인트.
commissioned work for @nagato708 pic.twitter.com/8jNLI7mGFH
— maxturbo69 (@xxMAXTURBO69xx) November 22, 2023
WIP
— maxturbo69 (@xxMAXTURBO69xx) November 19,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