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하드디스크 자료 정리를 하다가, 현재 데스크탑에 들어가있는 HDD가 2009년 컴퓨터를 설계할 때 구매한 제품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지금 데스크탑에 사용하는 HDD가 2009년부터 물려놓은 건데, 순 작동시간이 2년을 넘겼군요. pic.twitter.com/pgP6cqQUym
— 나가토 유키 (@nagato708) September 21, 2018
그런데 오늘(26일) 아침 문득 외장 하드디스크 My Book Essential 2TB를 내장 시스템에 옮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장 케이스에 들어간 제품이라 5400RPM이기는 하지만 어치피 SSD가 부팅과 프로그램 가동은 SSD가 책임지고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고, 새 파일을 생성할 때마다 외장 HDD와의 용량 계산을 조금은 덜 해도 될 테니까요.
우선 인터넷을 찾아서 해당 제품 분해 요령, 정확히는 걸림쇠가 어디 있는지를 적어둔 글을 찾아서 여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고정탭은 부러뜨리지 않았지만 앞면에 흠은 좀 났습니다.
충격흡수용 쿠션과 PCB까지 분해한 뒤 알맹이를 빼내 시스템에 연결해 보니, HDD 자체는 인식하지만 파티션을 알 수 없다며 사용하려면 포맷하라는 안내창이 뜨더군요. 추가로 검색해보니 My Book 라인업은 기본적으로 하드웨어 암호화가 적용되어 있어 PCB와 분리하면 콘텐츠를 읽을 수 없다고 합니다. 따로 비활성화도 불가능해서, HDD 복원 홍보 블로그에서 까다로운 사례로 소개한 글이 나오더군요.
어떤 포럼 글에는 다른 하드디스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말도 있어 시험해 보니, 교체한 하드디스크가 WD 사 1TB 제품이어서인지 (역시나 내용물은 접근하지 못하지만) 인식 자체는 되더군요.
* 기존에 사용하던 WD 1TB와 외장 케이스에서 분리한 2TB HDD.
여기서부터 슬슬 일이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생각한 것처럼 둘 다 SATA로 연결한 상태에서 자료를 교환할 수는 없게 되었으니가요. 결국 백업용으로 중복되는 자료 등을 제외하여 최대한 옮길 용량을 줄인 뒤 현재 사용하는 1TB 하드디스크와 다른 백업용 하드디스크에 2TB HDD에 있던 파일을 나눠서 집어넣었습니다.
USB 3.0임에도 몇 백 GB 단위이다보니 시간이 제법 걸렸고, 드디어 2TB 제품을 데스크탑 메인보드에 연결하고 재포맷한 뒤 잘 인식했나 확인 차원에서 CrystalDiskinfo를 찍어봤는데:
읽기/쓰기 에러 발생한 흔적이 있더군요. 외장 하드디스크로 연결했을 때에도 DiskInfo는 작동하니 미리 확인했다면 좋았겠지만, 외장 HDD로 사용하면서 특이사항은 없었기 때문에 미처 생각이 미치지 못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더 오래 사용한 1TB 하드디스크의 경우 해당 플래그 값이 0이라는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S.M.A.R.T. FAIL이 뜨기 전까지는 괜찮다는 쪽과 0 초과하는 값이 잡히면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더군요. 최종적으로는 굳이 리스크를 안고 교체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 각 하드디스크는 제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외장 HDD는 데스크탑에서 포맷했으므로 케이스에 연결한 뒤 다시 포맷하였고, 텅 빈 2TB에 자료를 도로 가져다 놓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괜히 분해하다 손톱만 아프고 하드디스크 외장에 흠집만 낸 셈이 되었네요.
현재 소유하고 있는 하드디스크가 노후화되었기 때문에 새 제품을 하나 장만하는 걸 중단기 계획표에 올려야 하겠다는 결론만 얻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