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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iPad Pro 10.5인치

category 지름

2015년 말, iPad 리프레시 사이클에 변화가 생기면서 반쯤 충동적으로 iPad Air 2를 구입한지도 1년 반이 지났습니다. 올 초에 나왔던 iPad 5세대는 보급형 제품이어서 SoC 업데이트에도 큰 관심은 없었는데, 6월 WWDC에서 iOS 11과 iPad Pro 2세대 발표를 보고 나니 고민이 되더군요. 한국 출시까지 한 달 정도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그 동안 저울질한 끝에 결국 출시일에 마음을 정하고 구입했습니다.

iPad를 온라인 스토어에서 주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가 주문한 10.5인치 64GB 스페이스 그레이는 주문 단계에서는 1~2주 예정이었다가 정작 주문 후 메일에서는 2~3주 범위로 잡아주더군요. 조금씩 당겨진다는 말을 믿고 취소하지는 않았는데, 같은 날 저녁에 배송준비로 바뀌었습니다. 빨리 받았으니 큰 불만은 없지만, 어떤 식으로 우선순위가 나오는 지는 모르겠네요. 참고로 중국에서 한국 배송은 DHL, 국내 배송은 우체국택배가 맡았습니다. (DHL 웹 배송조회에서는 단순히 이관되었다고 안내해 주는데, 콜센터에 연락하면 송장번호를 줍니다) 반면 이미 재고를 확보한 스마트 커버는 국내 창고에서 바로 DHL이 배송해 줍니다.

배송 박스 사진을 경황이 없어 촬영하지 못했는데. 배송용 상자가 제품 박스를 위아래로 잡아주고 절취선을 따라 뜯으면 자연스럽게 상자가 살짝 밀려 나오도록 되어 있습니다. 제품 시리얼 번호에 따르면 생산되자마자 바로 비행기 타고 날아온 셈입니다.

이번 박스 컨셉은 넓은 화면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품 색에 따라 박스 겉면 배경이 다르고, 해당 배경은 실제 제품에서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Air 2 상자와 비교하면 (당연하게도) 면적이 전체적으로 커졌지만, 내용물은 어댑터와 USB-라이트닝 케이블이 위치를 바꾸기는 했지만 대동소이합니다. iPad Pro는 USB-PD 고속충전을 지원하지만 내장 AC-USB 어댑터는 12W입니다. 검색해 보니 의외로 보급형 iPad 5세대도 12W가 들어갔더군요. 돌아보면 왜 Air 2에는 10W를 넣었는지 모를 일입니다.

9.7인치 대비 10.5인치는 비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을만큼 넓어졌습니다. Air 2 대비 좌우 여백을 살짝 더 줄여 처음에는 조금 아슬아슬하기까지 한데 며칠 사용하다 보니 익숙해졌습니다. 10.5 쪽 화면이 유달리 색온도가 낮은 이유는 True Tone 때문인데, 해당 기능을 비활성화해도 Air 2와 비교하면 노란 쪽에 가깝습니다.

뒷면은 튀어나온 카메라와 플래시 추가가 눈에 들어옵니다. 2016년 iPad Pro 1세대가 처음 튀어나온 카메라를 탑재했을 때 시연한 것처럼 바닥에 놔둔다고 폰처럼 덜컹거리지는 않습니다. 아이패드로 사진을 찍을 일은 없지만, 문서 스캔 용으로는 가끔씩 쓰니 카메라 개선 자체는 반갑네요. 그리고 하단 iPad 글꼴이 San Francisco로 바뀌고 법적 표시사항이 간소화되었습니다.

iPad의 경우에는 매번 반사 코팅 개선을 꼭 언급하는데, Air에서 Air 2로 바꿀 때만큼은 아니지만 사진에서도 드러나듯 반사광이 줄어들었습니다. 디스플레이 밝기도 개선했다고 하니 자연광이 좀 더 많은 장소에서는 체감이 클 지도 모르겠네요.

무게는 10.5인치 iPad Pro가 469g, Air 2가 437g으로 7%(32g) 증가했습니다. 처음에는 "약간 무게가 늘었네?" 하지만 하루 정도 지나면 크게 의식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Air와 iPad 5세대도 동일하게 469g인 걸 고려하면 크기 대비 무게 증가는 최대한 억제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죠.

처음 개봉하면 넓어진 화면에 놀라고, 세팅 과정에서는 120Hz 디스플레이에 놀라게 됩니다. 전문 리뷰와 일반 사용자 감상 모두 이에 대한 체감이 어느 정도인지는 개인차가 있던데,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처음 도입될 만큼은 아니지만 유의미한 차이는 느낄 수 있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접근성 메뉴에서 60Hz로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펜슬이나 키보드는 구입하지 않았는데, 리셀러에 전시해놓은 2세대 기기에 펜슬을 사용해 보니 편차가 보이지 않을 정도더군요. 하지만 Pro 1세대에서도 크게 딜레이를 느끼지 못한 사람이고 장시간 사용해 본 건 아니기 때문에 참고 정도만 하시기 바랍니다.

앞뒤를 감싸는 스마트 케이스는 없어지고 공식 액세서리로는 스마트 커버와 슬리브를 판매합니다. 커버는 (중간에 한 번 접히는 방식이 바뀐 것과 달리) 이전과 비슷한 형태입니다. 거치 디스플레이와 닿는 극세사 천 색이 다른 건 때가 탄 게 아니라 배색이 달라진 겁니다.

이번 iPad Pro 라인업은 홍보 자료에 미출시한 iOS 11 스크린샷을 사용할 정도로 이에 대한 푸시가 있었기에 초기 베타의 불안정함을 감안하고서라도 iOS 11 베타를 잠깐 설치해 봤습니다. 스플릿 뷰에 슬라이드 오버, PIP까지 얹어놓는 건 꽤 신선한 경험이었지만 퍼블릭 베타 2는 베타 1보다 더 불안정해진 것 같아 하루만에 10.3.3으로 내려왔습니다.

현재로서는 꽤 만족스럽습니다. iPad 내지는 타블렛 시장 전체가 계륵 내지는 한 때 유행(fad)로 취급받는 경우도 있지만 워낙 다른 시장이 커서 착시효과가 생긴 탓이지 이 정도라면 제 역할은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PC-타블렛 이분법에 천착하면서 내러티브가 극단화된 탓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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