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감상평에서 여러 번 보는 분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겠다고 언급했는데, 저도 그 감정에 휩쓸려 금요일에 한 번 더 다녀왔습니다. 영화관 재배정으로 관 비율은 줄었지만 다행히도 근처에 고정으로 상영하는 곳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아무래도 시간대 때문인지 100여명 정원인 관에 약 20여명 정도가 들어와 조용하게 관람했습니다. 대부분 여러 번 보신 분이라고 생각했던 점이, 웃음 포인트에서 다들 별 반응이 없으시더군요. 첫 관람을 사람 많은 관에서 해서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첫 감상평에서 말했듯이 이 작품에 대해 제가 더 한 마디 보탤 건 없습니다. 다만 첫 감상에서 만족스러우셨던 분이라면, 두 번 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씀드리고는 싶네요. 처음에는 스토리 쫒으랴, 자막 읽으랴 놓쳤던 부분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처럼 감정이 고조될 때에 관련 상품을 사 놓는 게 남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래쪽부터 신카이 마코토가 테마인 맥스무비 1월호, 외전, OST입니다. 맥스무비는 구입하고 나서야 리디북스에서 전자책으로도 판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게다가 놀라운 타이밍으로 20일에 초판 완판 기념으로 재판에서는 스페셜 표지를 제공하겠다는 공지가 올라왔더군요.
그런 사소한 문제를 차치하고 잡지 내용은 좋았습니다. 서문을 보면 2017년부터 한 달에 한 주제를 다루는 컨셉을 시도하는 모양인데, 주로 "너의 이름은." 이야기지만 신카이 감독의 이전 필모그래피도 비중 있게 소개합니다. 전술했듯이 "너의 이름은." 이외에는 본 작품이 없어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셨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강력히 권합니다. 여담으로 영화를 두 번을 보고도 제대로 된 평을 쓰지 못했는데, 실려 있는 여러 평론 중 공감이 가던 구절 하나를 소개하며 부족함을 채우고자 합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소설이 우리에게 주는 위안이 이 작품 속에는 존재한다. 악인은 죄를 받고, 사랑은 이루어질 것이며, 그들은 행복해질 것이란 약속 말이다. (...) "너의 이름은."의 미츠하와 타키는 서로를 알아본다. 수많은 사람 속에서, 전혀 다른 공간, 다른 시간대를 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다른 연인들보다 유독 많았던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장애가 그들의 사랑을 더 단단히 연결시킨다. 단언컨대 그들의 사랑을 연결시키는 건 페이스북 메시지나 친구 찾기 기능이 아니다. 그들이 사랑을 이루는 건 끝내 널 잊지 않겠다는 의지, 아무리 먼 곳에 있더라도 널 반드시 찾아가겠다는 결심인 것이다.
- 백영옥, '아주 먼 곳으로부터 내게 걸어오는 당신의 발걸음 소리.' 맥스무비 2017년 1월호: 81.
"너의 이름은." 소설판은 대원씨아이에서 냈는데 영화 대본을 바탕으로 한 본편은 대원씨아이 명의로, 외전 Another Side:Earthbound는 NT노벨 명의로 냈습니다. 만화책이야 종종 샀지만, 라이트노벨은 늑대와 향신료가 마지막이었네요.
각 장면에 대한 추가 묘사가 있다지만 영화 시나리오의 반복인 본편에는 영 손이 가지 않아 외전만 구입했는데, 읽어볼 만합니다. 인칭 관점이 오락가락하기는 한데, 라노벨을 읽어 보셨다면 그렇게까지 위화감은 없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타키(in 미츠하), 텟시, 요츠하, 미야미즈 미츠하(이장 아버지) 입장에서의 단편 4종이 실려 있으며, 작품에는 다루지 않은 부분도 있고 겹치는 부분도 있습니다.
OST는 평범한 주얼케이스입니다. 일본 CD는 소소하게 샀지만 한국 식으로 포장된 하단 얇은 테이프로 비닐을 벗겨내는 것은 오랜만이네요. 각 트랙을 들으면서 아련하게 떠오르는 해당 장면을 복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한 번 더 보러 가고 싶어질 수도 있겠지만요.
다만 저작권 표시 등으로 보아 단순 리래핑은 아닐텐데, 정작 북클렛 가사는 왜 번역해놓지 않았는지 모르겠네요. 맥스무비에 OST 가사 번역이 실려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