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폭염에 생각나는 오피스텔 일화

    올해 여름이 유달리 더워 여러 이야기가 나오니, 몇 년 전에 살았던 원룸형 오피스텔 일화가 떠오르네요. 원룸 자체는 특이사항은 없었는데, 창문 방향이 서남향에 가까운 서향이었습니다. 해당 방향으로 주 창문이 향한 건물에 근무하거나 거주해 보신 분은 알겠지만, 석양이 끝내주게 잘 들어오죠. 여름에는 (표현 그래도) 유리온실이 되는 겁니다. 역으로 겨울에는 장점이 되어서, 보일러나 수도관이 얼어 터지는 일은 없었지만요. 첫 여름이 끝날 무렵에는 1년짜리 계약 끝나면 당장 다른 방향인 건물로 옮겨야겠다고 툴툴거렸지만, 정작 갱신할 때가 되니 이런저런 이유가 생겨 결국 3년을 살게 됩니다. 그 건물에서 지낸 마지막 여름은 올해만큼은 아니지만 좀 더운 해였습니다. 원룸 특성상 작은 다용도실 안에 보일러와 에어컨 ..

    도메인과 닉네임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

    도메인 연장 기일이 다가왔다는 메일에 도메인 관리 사이트에 접속해 비용을 결제하고 나오면서, 이 블로그와 도메인 간의 깊은 연관성이 떠올랐습니다. 2009년 티스토리에 쓴 첫 글이 당시 구입한 도메인 ngt.kr에 대한 이야기일 정도니까요. 해당 글에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해당 도메인은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 나가토 유키를 2000년대 기술회사 스타트업마냥 어레인지(NaGaTo)한 것입니다. 마침 같은 해 TV 애니메이션 2기가 방영 중이었기 때문에 해당 캐릭터에 대한 제 관심이 높았을 때였죠. 몇 년 뒤였다면 이미 존재하는 픽션 캐릭터에서 닉네임을 따 오지는 않았겠지만, 원래 삶이라는 게 타이밍 아니겠습니까. 비슷한 시기에 개설한 트위터 계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초에는 다른 ..

    iPad Pro 리퍼를 받아왔습니다

    iPad Pro 10.5인치 디스플레이에 화이트스팟(사진에서 표시한 부분)이 있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워런티 만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와 공인 서비스 제공업체(AASP)를 방문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1년에 한 번 이상 AASP를 방문하게 되는데, iPad로는 처음이네요. 수리 센터가 크게 바뀔 게 있나 싶었지만, 디스플레이 당일 교체가 가능한 장비가 들어왔다는 안내 표지판과 별도의 접수 창구를 신설했더군요. 기사분과 대면하는 테이블도 재조정해서 기자와 접수자 간 장벽을 낮췄고요. 정식 스토어가 아닌 수리 센터에도 애플 웹페이지에서 방문 시간을 예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슬롯 당 할당이 작은지 경쟁률이 높아서인지 (둘 다일 가능성이 높은데) 항상 하루이틀 뒤부터 접수가 가능해서 사용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무한도전 종영에 부쳐

    무한도전이 2018년 3월 31일, 563회로 종방했습니다. 오랫동안 황혼기에 정체해 있었기에 올 게 왔다는 느낌이 첫 인상이지만, 그래도 한 시대의 막이 내려갔다는 데 대한 심란함도 한 켠에 있네요. 상술했듯 무한도전이 황혼기에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그 원인에 대한 갑론을박도 오래 이어졌습니다. 주로 자의/타의에 의한 멤버 이탈이나 시청자의 지나친 간섭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죠. 각 주장에 어느 정도의 근거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때가 되었기 때문에 끝난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표면에서는 설사 극지방에 서 있어도 해는 결국 지기 마련이니까요. 게다가 지상파 헤게모니가 허물어지는, 방송에만 집중해도 성과가 있을지 불확실한 시기에 외적 환경까지 고려해서 움직여야 했음을 고려하면 이만큼 버텨 온..

    다시 한 번 컴퓨터 케이스 교체

    2012년 구입한 컴퓨터 케이스는 올 초 부품 교체에도 살아남았지만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전원 버튼이 고장나 리셋 버튼으로 연결해 둔 지도 오래 되었고, 전면 팬과 그릴 간 간섭 때문에 임시방편으로 중간 필터를 뜯어내야 했죠. 그런데 얼마 전부터 전원으로 갈음한 리셋 버튼도 두어 번 눌러야 작동하더군요. 올 초 조립할 때를 포함해 케이스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여태 미룬 이유 중 하나는 최근 케이스 추세 때문이었습니다. 조립형 컴퓨터가 코어 사용자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저가형조차 아크릴 측면과 LED 팬을 피할 수가 없더군요. 이번에는 고민으로 끝나지 않고 구매할 수 있던 이유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 교체형 배터리가 귀한 것처럼 시장의 흐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제조사에서 ..

    불필요하게 사연이 길어진 제품 배송 이야기

    보통은 구입한 제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이번에는 제품의 배송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11월 15일 발매하는 "NANA MIZUKI LIVE ZIPANGU x 이즈모대사봉납공연~월화지연~" 블루레이를 아마존에서 지난 10월에 예약했는데, 원래 미디어류는 해외 배송도 해 주지만 특전이 들어간 상품은 정가를 받고 일본 내에서만 배송하기 때문에 배송대행지 주소를 넣었습니다. 그런데 11월 초에 메일이 왔더군요. DVD/블루레이 제품에 대해서 11월 한 달 간 빠른 배송(お急ぎ便)을 무료로 제공하는데 당신이 주문한 제품도 해당되니 (제품 재고가 있는지 확인하고) 혜택을 받으려면 재주문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차피 배송대행이니 큰 이득은 없겠지만 무료로 빨리 보내준다는 데 거절할 이유는 없으니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