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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

지나치게 강해진 컨셉의 소녀전선 P90 리퀘스트

지난 6월 사연이 많은 커미션 두 개를 마무리한 직후에는 당분간 커미션에 'ㅋ', 리퀘스트(Request)의 'R' 자도 보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은 갈대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모양인지, 막상 같은 달을 넘기기 전에 새 리퀘스트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계기는 6월 중순 알게 된 작가였습니다. 그림체가 범상치 않아 이것저것 여쭤보다 개인 메시지까지 주고받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픽시브 리퀘스트를 열었다는 트윗을 접했습니다.

아직 리퀘스트에 데였던 매콤한 맛이 아릿하게 남아있었지만, 그림체가 워낙 인상적이어서 기회가 있을 때 잡아야한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처음부터 60일 뒤에 받는다고 기대치를 낮춰두면 괜찮지 않을까하는 자기 합리화를 더해 재빠르게 신청서를 써내려 갔습니다.

다행히도 이번 작가는 본인의 일정표가 잡혀 있어서 지난번과 같은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6월 24일 신청해서 7월 13일 수령했으니 20일만에 완성되었으니까요.

우선, 캐릭터는 소녀전선의 P90입니다. 지난 번 커미션 때도 언급했지만 모델이 된 총도 해당 캐릭터를 그린 작가인 LM7도 좋아해서 늘 눈여겨보는 캐릭터입니다.

주제는 커미션에서 여러 번 활용한 건강해진 캐릭터입니다. 오리지널 캐릭터가 아닌 팬아트를 커미션으로 의뢰한다면 보통은 그리지 않는 컨셉을 현실화시키는 게 타산이 맞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계속해서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다만 '보통은 그리지 않는 컨셉'이라는 건 확률적으로 의뢰한 작가분도 이전에 작업해보았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의뢰한 작품이 저의 상상과는 다를 수 있는 리스크가 있습니다(실제로 당한 적도 있고요). 하지만 이번 그림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이미 근육 표현에 뛰어남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신청했기에 다른 사례와 바로 비교하기는 힘들겠지만요.

이미 맞지 않는 예전 옷을 굳이 입고 펌프업해 옷이 터지는 연출은 클리셰하지만, 작가가 표현을 잘 해서 역시 클리셰가 된 이유가 있지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배경은 원본 요구사항에는 없던, 전적으로 그리는 쪽에서 추가하신 부분입니다. 실례를 무릅쓰고 여쭤보니 본인이 캐릭터 설정을 읽어봤을 때 폐허가 된 건물이 괜찮을 것 같아 추가했다고 하셨는데, 완성품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공감이 가네요.

p.s. 본문과는 별 관계 없는 이야기입니다만, P90 캐릭터를 정말 좋아하는지 기회만 되면 계속해서 커미션을 신청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때문에 꾸준히 올라오는 캐릭터 그림을 보고 한 소녀전선 커뮤니티에서는 "수상하게 그림이 많은 피구공[P90의 애칭]"이라는 별명 아닌 별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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