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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2020년, 상황이 역전된 티스토리와 텀블러

한 달에 한 번은 글을 써야 한다고 자신과 약속해도 두 개 쓰면 올리면 다행이던 블로그에 이번 달에만 다섯 개나 쓰고 나니(이 글까지 포함하면 6개)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개인 인터넷 글쓰기 플랫폼에 대한 생각이 자연스레 끌려왔습니자. 대형 커뮤니티에는 몇 년 전부터 읽기 전용으로 잠행하다 보니 인터넷에 생각을 풀어놓고 싶으면 방문하는 사람이 하루에 10명도 안 될 지언정 예전부터 운영하고 있던 블로그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티스토리로 처음 넘어올 때만 해도 나름 대안 플랫폼의 입지가 있었으나 2010년 중반부에 접어들어서는 '우리식당 정상영업합니다' 사진처럼 반파된 건물에 그나마 지붕이 남아있는 방에 꾸역꾸역 세 들어사는 느낌이었습니다. 당시의 이런 감정은 당시에도 남긴 바 있습니다. 혹여 티스토리 서비스 중단한다는 발표가 나오면 당황하지 않고 대응하기 위해 티스토리 글 추출하는 방법부터(공식 내보내기는 애저녁에 사라졌으니까요) 워드프레스 운영하기 위한 VPS 서비스 추천까지 잔뜩 북마크 서비스에 모아두었죠.

하지만 지난 1~2년 사이에 기류가 바뀌었습니다. 2019년 글쓰기 에디터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모바일 프로그램 업데이트, 플러그인 개선 예정 등 지난 세월 방치되어 먼지가 쌓이던 부분의 흠을 닦아내고 수선하였습니다. 2018년 말, 에디터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다고 발표했을 당시 제가 쓴 글을 보면 여전히 카카오의 의지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 바 있는데, 이번에는 공수표가 아니었습니다. 사측에서도 모바일 시대에 과거의 영광이 닳아 없어진 다른 (구) 다음 서비스와 비교해 끗발이 남아있는 티스토리에 최소한의 기름칠은 해 주는 게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반면 Tumblr는 몇 년 전 방치되던 티스토리와 비슷한 하강 슬라이드에 올라타 시원하게 미끄러지고 있습니다. 2018년 말 대대적인 규제 강화 때가 마지막으로 기술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관심 받았던 사건이였고, 2019년 야후가 버라이즌에 인수되기 전 너무 많은 비용을 들여 인수한 Tumblr을 Automattic에 헐값으로 떨어냈다는 소식에는 "저걸 왜 사지?" "오히려 대형폐기물 값을 받아야 하는 거 아냐?"라는 작은 웅성거림만 들릴 뿐이었죠. 사이트도 서비스 자체는 잘 돌아가지만 몇 년 간 변화라고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iOS에서는 글쓰기 방식을 요즘 추세를 어설프게 따라가려고 바꾸는 바람에 예전처럼 Markdown 기반 글을 붙여넣기도 힘들어졌습니다.

이렇게 양 쪽의 상황을 비교해 보았을 때 Tumblr와 티스토리로 이원화에서 글을 올리던 관성적인 습관에서 탈출하기에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나마 예전에는 Tumblr 한국어 커뮤니티 쪽에 어떻게 소문이 났는지 간간이 내부 반응이 올 때도 있어 분할이 정당화될 여지가 있었지만 위에서 소개한대로 그나마 남았던 커뮤니티마저 이미 다 무너진 상황이니까요. 또한 혹시 카카오가 마음을 바꾸어 서비스를 포기해 급하게 이민가방에 글감을 쑤셔넣어 나가야 할 일이 생기더라도 두 개보다는 한 개를 옮기는 게 쉬울 테니까요. 그래서 앞으로는 주제 관계 없이 티스토리 쪽에 글감을 몰아주기로 결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당 주제의 글은 쓰고 싶을 때마다 당시 상황을 상기하기 위해서 이전에 썼던 같은 주제의 글을 먼저 읽어보는데 검색하다 보니 2018년 말 블로그 글을 어떻게 작성하는지 소개한 글이 있더군요. 다시 읽어보니 여전히 큰 틀에서는 달라진 게 없고, Tumblr에만 쓴 글이기도 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글쓰기 도구가 VS Code에서 VSCodium(MS의 트래킹 코드를 제거한 버전)으로, iOS에서는 1Writer 대신 iA Writer를 사용하는 정도의 자잘한 부분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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