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멀티탭 이야기

    멀티탭은 집이나 사무실, 학교 등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제품이어서 일종의 '배경화면'처럼 느껴지지만 이 쪽도 파고들기 시작하면 바닥 없는 토끼굴이더군요. '데스크 셋업'이 유행하면서 고용량 저발열(애초에 어댑터도 아니고 콘센트만 있는 멀티탭에서 발열이 그 정도로 나면 다른 문제가 생길 것 같지만)을 명분으로 한 개에 5만원이 넘는 알루미늄제 제품도 제법 있더군요.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에서는 멀티탭 사용 권장 기한을 2년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공포 마케팅이 아니냐는 반론도 있더군요. 다만 양 쪽 모두 멀티탭 안에서 부품이 굴러다니는 소리가 나거나 식별할 수 있는 손상이 있을 경우에는 교체하는 게 맞다는 데에는 공통적으로 목소리를 내더군요. 또한 먼지로 인한 합선도 상존하는 위협인만큼 가능하면 자..

    나도 모르는 사이 사라진 텀블러 계정

    언제 가입한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 텀블러Tumblr 계정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삭제되었습니다. 사실 텀블러는 그렇게 자주 사용하는 플랫폼이 아니어서 지인이 '갑자기 텀블러 페이지가 사라졌던데 어제[7월 4일] 인용 소개한 글 때문에 한 소리 들으셨냐'라고 물어서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최근에 무단 전재로 번역한 글(참고로 소셜 미디어 마스토돈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이 신고당한 모양인데, 약관 위반으로 계정이 삭제되면 마지막 가는 길 메일 한 통이라도 보내줄 법도 한데 계정 삭제 사실을 깨달은 후 혹시나 해서 스팸함까지 찾아봤지만 통보는 없었습니다. 로그인하면 뜨는 차단 통보창에서는 이유를 알고 싶으면 고객센터로 연락해 달라는데, 이전 문단의 짐작이 맞다면 어차피 규정 위반이라며 복원해 주지도 않을테니..

    스캔 때문에 삼각대 겸 셀카봉을 구입한 사연

    글 제목은 셀카봉 겸 삼각대 구입 이야기이지만 왜 셀카라고는 찍는 일이 없는 사람이 이걸 구입하게 되었는지에서부터 글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2008년부터 ‘일기’를 다이어리에 써 왔는데, 왜 그랬는지는 이제 와서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가 기술 러다이트여서 그런 건 아니고, 아마도 ‘디지털 시대일수록 중요한 손으로 쓰는 경험’같은 감성 한 스푼 섞인 글을 읽고 결정했을 테지요. 결국 2016년부터는 전자 형태로 기록하기 시작했는데(재밌는 건 이후 두어 해는 백업의 의미로 같은 내용을 디지털로 한 번, 다이어리에 한 번 적었습니다), iOS 프로그램 Day One을 쓰기도 했지만 이후 txt 파일로 지금까지 기록해 오고 있습니다. 서기 2023년에 왜 좋은 프로그램을 놔두고 굳이 서식도 없..

    동네 도서관 이야기

    책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2014년 도서정가제 이후로 부담이 없던 적이 없었지만, 2020년대 감염병 시기를 거치며 물가는 오르고 개인의 경제 동력은 떨어져 치킨 한 마리, 영화관 티켓 가격 상승에도 온 나라가 들썩이는 상황이다 보니 새삼스럽게 이 점이 더욱 지갑을 찌릅니다. 어차피 고사해가는 시장에서 마지막 한 방울이라도 짜 내려는 출판 업계는 이를 개선할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고요. 갑자기 이런 글을 쓰게 된 건 근처 도서관에서 책 몇 권을 찾아보려던 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언 커쇼가 쓴 "히틀러" 2부작은 소장하고 여러 번 다시 읽을 정도로 잘 쓰인 책이지만 합쳐서 10만원이나 되는 책을 다른 분께 덜컥 사라고 할 수는 없는지라 예전에 추천도서로 소개하면서 가능하면 근처 도서관에서 빌려 보시라고 ..

    프랭크 버거와 블루 아카이브 컬래버 이야기

    2월 28일부터 3월 28일까지 프랭크버거와 게임 "블루 아카이브" 컬래버가 개최되었습니다. 지난 2월 말 공식발표 직전 매장 전단지 발 루머가 돌았을 때에는 낚시가 아니냐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는데, 최근 몇 년 컬래버 포스터로 사람들을 속이려던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다들 반신반의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블루 아카이브가 실제로 서브컬처 계에서 인기가 있기도 하고-공식 이모티콘이 첫 날 1위를 차지할 정도로-예전보다는 저변이 넓어졌다지만 여전히 작은 행사에도 목말라있는 한국 서브컬처 전반 분위기 때문인지 게임 안 하는 사람들도 뭔가 싶어서 우르르 몰려가서 먹어보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게 재밌었습니다. 인터넷 설레발만도 아니었던 게 관련 기사에 따르면 최대 40% 매출 신장이 있었고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

    다이소 날짜 스탬프 구입

    예전에도 글을 작성한 바 있지만, 책을 사면 구입 일을 첫 장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거의) 모든 종이책을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하기 때문에 구매내역 검색을 하는 게 더 빠를 수 있겠지만 10년이 넘은 습관이어서 관성적으로 찍고 있네요. 다만 사용하던 날짜 스탬프의 연도가 2022년까지여서 올해는 새로 사야 했는데, 막상 구입하려니 조금 고민이 되더군요. 몇 년 전부터 읽지 않는 책은 적극적으로 중고 서점에 판매하는데, 회사 규정을 엄격하게 따지면 날짜 스탬프를 포함한 소유자가 추가한 '낙서'는 최저등급 사유에 해당됩니다(다만 현장에서는 그 날 검수 담당자에 따라 엄격하게 적용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음). 그래서 '20년대 들어서는 일단 한 번 읽어보고 이건 소장할만하다 하면 그 때야 찍어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