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2018년 3월 31일, 563회로 종방했습니다. 오랫동안 황혼기에 정체해 있었기에 올 게 왔다는 느낌이 첫 인상이지만, 그래도 한 시대의 막이 내려갔다는 데 대한 심란함도 한 켠에 있네요.
상술했듯 무한도전이 황혼기에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그 원인에 대한 갑론을박도 오래 이어졌습니다. 주로 자의/타의에 의한 멤버 이탈이나 시청자의 지나친 간섭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죠. 각 주장에 어느 정도의 근거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때가 되었기 때문에 끝난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표면에서는 설사 극지방에 서 있어도 해는 결국 지기 마련이니까요.
게다가 지상파 헤게모니가 허물어지는, 방송에만 집중해도 성과가 있을지 불확실한 시기에 외적 환경까지 고려해서 움직여야 했음을 고려하면 이만큼 버텨 온 게 더욱 놀랍습니다. 2012년 MBC 언론노조 파업으로 인한 24주 결방이 가장 대표적이겠지만, 그 이전이나 이후에도 정치적인 입장을 취하는 데 결코 주저하지 않았죠. 한 때는 보도국보다 예능국 자막이 더 사회 비판적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관점에서는 2017년 12월, MBC 신임 사장 임명으로 방송국 "정상화"의 전환점을 찍은 후 3개월만에 종방한 것도 상징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한도전 달력 일람(2009~2017). 구입은 2008년부터 했지만 사진 기록은 2009년부터 남아 있네요. pic.twitter.com/iGn3cnqchF
— 나가토 유키 (@nagato708) April 1, 2018
올해도 걸이식 달력을 하나 구입했는데, 남은 8개월은 달력을 넘길 때마다 한 번쯤 더 생각하게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