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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스토리보드

category 지름

카도카와에서 신카이 마코토 스토리보드(콘티) 시리즈를 내놓는데 9월 중순 2권으로 "너의 이름은."이 발매되었습니다. 1권이 2007년 개봉작 "초속 5cm"이고 11월 상순 발간 예정인 5권이 2013년 개봉작 "언어의 정원"인 걸 보면 무엇을 기준으로 한 넘버링인지는 모르겠네요.

* 스토리보드 2권 발매를 소개하는 신카이 감독 트윗

해외 서적류는 경우는 한국 서점을 경유해 구입할 수 있는데, 환율이나 기타 할인이 붙고 같이 구입할 게 없다면 이 쪽이 더 저렴할 때도 있습니다. 다만 국내 서점도 현지 도매상을 거쳐야 하므로 (서점 측 과실이 아닌 한) 취소 페널티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주문이 붕 뜰 때가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너의 이름은. 미술화집에 이어 한국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했는데, 배송 예상일을 유달리 넉넉하게 9월 말로 잡아 추석 연휴에 맞추지 못하는 게 아닌가 우려했는데 발매 주간에 물량을 확보해 배송하더군요.

예전 종이사전처럼 빳빳한 케이스 안에 책이 들어 있는데, 두께나 크기를 짐작하시라고 표준 라이트노벨과 나란히 놓았습니다. 600여 쪽 되는 물건이니 제법 두껍고 무게도 크기에서 연상되는 정도는 나갑니다. 앞쪽 목차와 마지막 3장 분량 감독 인터뷰 외에는 스토리보드로 채워져 있습니다.

인터뷰에서는 스토리보드 작업 과정에 대한 방법론이나 이번 작품에서 어려웠던 점 등을 다룹니다. "너의 이름은."은 비디오 스토리보드 형식으로 제작해 이를 바탕으로 작업에 쓰이는 - 이번 책에도 수록된 - 스토리보드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참고로 "너의 이름은." 미디어 특전으로 비디오콘티가 들어가 있는데, 블루레이 리뷰에서도 썼지만 신카이 감독의 열연을 볼 수 있는 재밌는 영상입니다.

그래서 흔히 생각하는 펜으로 쓴 지시사항 대신, 그림부터 코멘터리까지 모두 디지털 작업으로 진행했습니다. 스토리보드 자체는 수작업으로 만드는 다른 감독에 비해 크게 볼 만한 게 없지 않겠느냐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는데, 오히려 지시사항은 읽기 쉬워서 나쁘지 않았네요. 내용이 중요한 책이니만큼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도 부적절하니, 목차 하단에 작게 쓰인 문구로 설명을 갈음하고자 합니다.

스토리보드는 애니메이션 기초가 되는 설계도입니다만, 제작 과정이서 수정, 변경이 있습니다.
완성된 본편과는 조금 다른 장면도 있으므로, 본편과 비교하면서 좀 더 깊게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

시험 공부하듯 정독하지는 않고 - 그렇게 읽으려다간 언제 끝날 지 몰라 - 가볍게 넘겨가며 읽었지만 최종본과 달라진 구도, 사라진/바뀐 대사를 찾아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 정도까지?'싶을 정도로 풀어 쓴 지시사항이나, 반대로 복잡한 장면처럼 보이는데도 설명은 간단한 경우도 있고요. 여담으로 컷을 넘기다 머릿속에서 BGM이 흐르는 걸 보면 역시 같은 걸 너무 많이 봤나 싶기도 하고요.

미술화집은 일어를 몰라도 즐길 수 있지만, 스토리보드는 특성상 그림만 보기에는 아쉬운 물건이라는 사실은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네요.

여담으로 인터뷰에서 위에서 인용한 '심심한 스토리보드' 이야기를 하며 "역시 영화로 봤을 때에야 완성형이기 때문에..."라며 답변을 마무리했는데, "너의 이름은." 소설판 후기가 떠올랐습니다. (뒷부분에는 그럼에도 소설을 쓰게 된 이유를 덧붙이기는 합니다만)

사실 처음에는 이 소설을 쓸 생각이 없었다.
이런 말을 하면 독자 여러분께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너의 이름은.」은 애니메이션 영화라는 형태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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