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늪을 뒤지다 생각난김에 한 번 올려봅니다.
1. LG Cyber-5000 (2002~2003)
바꾸기 직전의 사진이라 상태가 꽤 안 좋습니다. 아직 카메라도 없고 벨소리도 단음 정도였을 겁니다. LG 폰이라 EZ 한글을 처음 배워서 그런지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기 전까지는 천지인보다는 이쪽이 손에 붙었었죠.
지금에 와서 기억에 남은 건 받은 문자에서 ‘답장’ 메뉴가 없었다는 것 정도입니다. 주소록에 있으면 다행이지만 없으면 번호를 어디 쓰거나 계속 되뇌이면서 문자 작성창에 들어가야 했죠. 아직도 프로그램이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2. 삼성 SCH-E200 (2003~2004)
막 카메라가 폰에 들어오기 시작하던 시대였죠. 참고로 카메라 해상도가 VGA(640x480) 이였습니다. ‘빨간눈’ 이니 어쩌니 하면서 광고했던걸로 기억하네요. 외부 디스플레이가 유기EL(요즘은 AMOLED라고 하죠)인데, 요즘에야 메인으로도 쓰지만 당시에는 기술상의 한계로 외부 디스플레이용으로 많이 썼죠.
3. 팬텍앤큐리텔 S4 (2004~2006)
동시대의 폰에 비해 높은 해상도의 액정 QVGA(320 x 160)를 채용한 물건입니다. 그리고 오토포커스가 되는 200만화소 카메라가 달려있죠. 게다가 미니SD 카드로 확장도 가능하고, GPS 칩까지 들어있었으니 당시로서는 꽤 고사양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과도기적인 물건인데, 당시에도 선명한 액정 외에는 좀 후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억나는대로 써 보면, 카메라 모듈을 단다고 상판이 무거워져서 키패드 쪽을 잡고 있으면 무게중심이 뒤로 쏠립니다. 게다가 그 카메라라는 것도 으리으리하게 광고한 것 치고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당시 동영상을 넣을 방법이 없어 – 당시에는 폰에 접근하는 게 굉장히 제한된 시절이었으니까요 – 꽤나 짜증을 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표준 24핀 TTA 포트를 달고 있던 첫 기기였습니다.
4. LG 초콜릿폰(LG-KV5900) (2006~2008)
LG가 제일 잘나가던 시절의 폰이죠. 2010년에도 이 폰의 성공을 언급하는 글이 있을 정도니까요. (관련글) 그리고 이 때 SKT에서 KTF(현 KT)로 넘어갔습니다. 내장메모리로 512MB가 들어있었죠. 하지만 당시에 폰에 MP3를 넣는 건 굉장히 귀찮은 일이었기에 대부분의 경우 MP3P를 따로 들고 다녔죠. (사진에 같이 찍힌 건 아이리버 U10인데, 지금 보면 묘합니다.)
버튼이 터치식이라 폰게임 하기에는 좋은 폰이 아니었습니다. (게임에서 매핑을 바꿀 수 있으면 키패드로 대신하면 되었죠)
그리고 24핀 TTA가 무너지는 과정을 볼 수 있는데, 자체 핀을 쓰고는 24핀 어답터를 넣어주는 식이죠.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와 미니USB 단자와 아이폰 30핀이 충전기 자리를 점령하기 전까지는 다들 어답터를 폰줄에 끼워 다니거나 그마저도 귀찮으면 그냥 옆구리에 끼운 채로 돌아다니는 경우도 많았죠.
더불어 이 때즈음에 핸드폰 패키지에서 사라진 크래들은 지금까지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5. SKY IM-S330 (2008)
블루투스 헤드셋을 쓰기 위해 폰을 바꿨습니다. 또한 이 때 다시 SKT로 넘어오고, 3G망으로 바꾸게 됩니다. 이게 나올 즈음이 되면 이미 SKY의 전성기는 지났지만, 굉장히 무난한 물건이었습니다. 전화번호 키판이 한 장의 플라스틱으로 덮여있어서 눌리는 느낌이 좋지 않다는 것 정도가 단점이었죠. 게다가 24핀 충전기를 바로 끼울 수 있었고요.
6. 삼성 블랙잭(SCH-M620) (2008~2009)
아직 아이폰이 한국에 출시되기 전이었지만 외국에서는 아이폰 3G까지 출시된 상황이었고 한국에서도 옴니아다 뭐다하면서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이 대중에게 소개되기 시작하던 시기였죠. 저도 PDA에 폰 기능을 얹은 “PDA폰” 시절부터 늘 관심있던 분야였기 때문에 당시에 장터에서 공기기를 구입해 (10만원대?) 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는 이런 특이한 폰에 대한 배려가 없었기 때문에 좀 골치아픈 점에 (MMS 불가, 모바일 서비스 접근불가) 요금 문제 (1만원에 33MB 주던 시절입니다) 도 있었지만 학교와 집 모두 WiFi 구역이어서 나름 제 역할을 했었죠.
7. 애플 아이폰 3GS (2009~2010)
하지만 그런 시절도 지나고, ‘다음달폰’이라는 명칭까지 받았던 아이폰 3GS가 2009년 11월 KTF에서 정식으로 출시됐죠. TV 뉴스로 KTF에서 개최한 개통행사가 다뤄질 정도로 화제였는데, 예약 전쟁은 고민하다 놓치고 나중에 대리점마다 전화를 걸어 택시까지 타고 개통해왔죠.
8. 애플 아이폰 4 (2010~2012)
하지만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아이폰 4가 나왔고, 3GS 할부금이 반환점을 꺾기도 전에 폰을 바꾸고 맙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쓰고 있죠.
8-1. 구글 넥서스 원 (2010~2011)
안드로이드에 관심이 생겨 별도 회선으로 개통한 녀석입니다. 출시일 기준으로 메인으로 들고 다니는 아이폰4 보다도 이전에 출시된 녀석이죠. 덕분에 얼마간 양 주머니에 폰 하나씩을 넣고 다녔죠. 지금은 공기계 상태로 가끔씩 새 안드로이드 버전이 나오면 커스텀롬이나 올려보고는 합니다. 사진에서도 보이듯 안드로이드 4.0.4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가동중이죠. 물론 요즘 쿼드코어네 듀얼코어네 자랑하는 스마트폰에야 비할 바 아닙니다만, 실사용 가능한 정도는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