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개봉 기준으로 11개월만이 지나 7월 26일, "너의 이름은." 미디어가 나왔습니다.

토호 관계자 인터뷰 (번역) 에 따르면 당초 올 2월 미디어 발매를 예상했지만,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상영이 길어졌고 그에 따라 스케쥴이 밀렸다고 합니다. 애초에 한국 상영도 2017년 1월에 시작해 3월까지도 복수 영화관에 걸려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추가로 확보한 시간 때문에 특전에 전례없이 신경쓸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첫 주 블루레이 및 DVD 판매량은 63만 8천 장으로 첫 출하량 120만 장의 절반 수준이지만, 기사에 따르면 최초 목표를 150만 장으로 잡고 있으며 TV 방영이나 차기작 등 추가 동력까지 붙는다면 최종적으로는 200만 장까지 도달할 것이라 낙관한다고 하네요.

* 전체 패키지에서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책 띠지보다 더 관리하기 힘든 미디어 겉면 홍보 종이가 딸려왔네요.

DVD는 스탠다드 단일 사양이지만 블루레이는 컬렉터즈, 스페셜, 스탠다드 세 종류 로 나눠 특전 영상에 차등을 뒀습니다. 판매 소식이 들릴 때부터 고민했지만, 다른 작품 구입을 위한 예산까지 고려하면 컬렉터즈 판 1만3천 엔이라는 가격이 조금 부담스러워 걸국 스페셜 판으로 타협했습니다. (참고로 첫 주 판매량은 스탠다드, 컬렉터즈, 스페셜 순)

컬렉터즈 판은 케이스 용 일러스트를 새로 그렸는데, 스페셜은 기존에 사용했던 포스터 3종으로 3면을 채웠습니다. 블루레이 미디어 겉면에 찍힌 이미지는 같습니다.

케이스 밑면에는 양각으로 주요 대사가 순서대로 쓰여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부분은 첫 대사인 "아침에 눈을 뜨면 어째서인지 울고 있다..." 부분입니다.

HMV에서 제공한 (판권사에 따르면 미디어 판촉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매장 특전입니다. 담긴 봉투부터 예사롭지 않은데, 내부에는 앞뒤로 유산지와 골판지를 덧대어 놨습니다. 새 일러스트를 담은 종이는 도화지 정도의 두께에 A4 용지보다 약간 큰 종이에 인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 구태의연하게도 필름이 들어 있는데, 문구에 따르면 무작위는 아니고 연기자 및 RADWIMPS가 뽑은 장면 중에서 배정했다고 합니다. 위쪽 트윗 타래에 있듯이 제가 뽑은 건 전전전세 장면 직전에 "바뀐 거야!?"를 외치는 부분이네요.

책자에는 연기자 및 제작자 인터뷰와 판권 일러스트, 그리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한 질문 중 일부를 감독이 답한 Q&A 세션이 있습니다. 실린 질문은 '여기까지 고민한 거야?'에서부터 '이걸 용케 받아줬네'까지 다양하고 답변도 흥미로웠습니다. 모두 소개할 수는 없고, 눈에 띄는 것 몇 가지만 인용해 보았습니다.

Q&A 특성상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작품을 보지 않으셨다면 넘기시기 바랍니다.

Q. 영화 "너의 이름은."이 크게 흥행하면서 앞으로의 활동이나 심경의 변화는 있으신가요?
이번 결과는 그냥 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개 타이밍이라거나 그런 게 조금만 달라졌더라도 이렇게 흥행하지는 못했겠지요. 이만큼 많은 관객이 작품을 보지 않는 미래도 충분히 있었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영화 흥행결과가 어떻게 되건간에 제 자신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Q. 어째서 판치라가 있는 건가요?
의식적으로 넣었다기보다는, 의도적으로 숨기지 않았다고 해야겠죠.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그리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있어야 할 때에 없다면 "숨기려고 하는 작법을 염두"했다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Q. 영화 클라이막스에서 미츠하 아버지가 미츠하의 말을 믿고 마을 주민을 대피시킨 이유를 언급하지 않은 건 무엇 때문인가요?
그걸 묘사한다고 해서 영화의 재미가 늘어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타키와 미츠하의 감정 방향"이라는 주제가 끊기기 때문이기도 하고, "주민들은 과연 피난에 성공했을까?"라는 서스펜스도 없어지며 템포도 무너지게 됩니다. 게다가 "어째서 이장님이 설득됐는가?"를 관객이 추리할 수 있을 정도의 묘사는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미츠하가 주민센터로 달려가는 중 언덕길에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데, 굴러가는 장면을 볼 때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가 생각납니다. 이 장면에 특별한 애착이 있으신지요...
저도 스토리보드를 그리고 나서 "아, '시달소'랑 겹치네, 어쩌지..." 생각했었죠. 하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사람이 구를 상황에 처하면 굴러가는 것이니, 뭐 괜찮겠지 하고요 (웃음). 오키우라 히로유키(沖浦啓之) 씨가 맡아 멋진 장면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Q. 마지막 장면, 미츠하와 타키가 요요기 역에서 소부센 각 역 정차 상하선 열차를 타고 있다가 창문 너머 서로를 목격하고, 다음 역인 신주쿠 역 그리고 세타가야역에서 내려서 달려서 스가 신사에서 재회합니다만, 왜 두 사람은 서로 반대편 열차로 갈아타서 같은 역에서 만날 생각을 안 한 거죠?
뭐 맞는 말씀입니다만, 어떻습니까 두 사람 모두 역에서 뛰쳐나와 찾아다니게 하고픈 (그런 장면을 그리고 싶은) 기분이었으니까요!

Q&A 인용 끝

이제 내용물인 미디어를 살펴봐야겠지요.

한국어 자막에서 아쉬웠던 점 중 하나가 가사 번역이 일관되게 들어가지 않았다는 건데 - 역자 인터뷰에 따르면 나름의 고충이 있다고는 합니다만 - 미디어에 들어간 자막은 접근성 기능도 겸하다 보니 대사와 가사 모두 자막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작품 자체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언급했으니 더 덧붙일 것은 없고, 여러 번 봐도 좋은 작품임을 다시 느꼈다는 말로 갈음하겠습니다. 또한 영상물이 개인의 손 안에서 유통되는 시대임에도 영화관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개인이 마련하기 힘든 음향 및 영상 시설을 드는데, 이를 절절히 공감하게 되었네요.

참고로 컬렉터즈 에디션에는 4K UHD 본편이 들어 있습니다. 관계자 인터뷰에 따르면 일본 UHD 플레이어 판매수보다 더 팔렸다고 하니 현 시점에서 실제 환경이 갖춰진 사람은 상당히 적겠지만요.
한국에서 4K 블루레이 리뷰를 작성한 이는 원본이 2K 해상도이고, 토호에서 일종의 덤이라는 포지션으로 제작한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고 평했습니다. 발매 전 미디어 오소링 책임 팀을 인터뷰한 기사가 있으니 기술적인 면이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본편 외에는 TV에서 방영한 "너의 이름은." 특집 프로그램 편집본과 TVCM 모음이 들어 있습니다. TVCM을 시계열 순서로 보면 처음에는 어느 작품에서나 볼 법한 평범한 예고편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대 히트" 예고편에서는 슬쩍 장면을 바꾸기 시작하더니 최종 광고 몇 개는 "n만 명 관람!" 이라는 문구만 바꾸고 영상 자체는 그대로 사용하고 있더군요 (아마도 예고로 쓸 만한 장면이 다 떨어진 거겠죠).

특전 1번에는 가이드로 제작한 비디오 콘티와 메이킹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스토리보드 책자 사본이 특전으로 들어가는 건 봤지만 비디오 콘티 전체가 들어간 건 드문 일이 아닌가 싶네요. 말 그대로 가이드이기 때문에 완성품과 러프한 연출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보는 재미가 있고, 신카이 감독이 직접 입힌 대사가 화룡정점입니다.

메이킹 다큐멘터리는 제작발표로 시작해 내부 시사까지 기간을 취재한 내용인데, 다른 특전 콘텐츠와 달리 초기 단계부터 준비가 필요한 경우이므로 토호가 처음부터 작품에 기대가 상당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비디오 콘티는 차치하더라도 다큐 자체는 꽤 알차니 일본어가 가능하시다면 꼭 보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 내부 시사가 끝나고 감독에게 소감을 묻자 오늘은 푹 잘 수 있겠다면서 자신은 (만드는 과정에서) 구석구석 잘 알다 보니 어디가 포인트인지도 모르겠다, (내부 시사 반응으로) 어느 정도는 안심했지만 실제 관객 반응을 볼 때까지는 걱정이 된다고 답변하더군요.

특전 2번에는 비주얼 코멘터리와 전전전세 장면 미수록 음성, 논텔롭 OP, RADWIMPS 음반에 DVD판으로 수록되었던 스파클 original ver. 뮤직비디오, 산토리 CM 등 자잘한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굳이 부음성으로 넣지 않고 따로 뺀 게 너무 속보이지 않는가 생각했지만 끝까지 시청하고 나니 이런 식으로 만드는 것도 나쁘지는 않네요. 제작 에피소드라거나 RADWIMPS의 시청자같은 코멘트 등이 인상적입니다.

타이업한 산토리 CM도 들어갔는데, 2016년 12월 관계자 인터뷰에 따르면 전작 "언어의 정원"에 산토리 제품을 그려넣은 걸 보고 PR 측에서 다음 작품에서는 정식으로 협력 관계를 맺지 않겠느냐고 접촉해서 성사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IPTV 등에서 구입이 가능하고, 라이센스 미디어도 발매 예정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사실만한 분은 모두 구매하셨을 것 같지만 제 값은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신고

기가비트 인터넷 시대에 구시대적 접근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간단하게 자료를 옮기는 데에는 USB 메모리만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2013년에 구입한 USB 3.0 트랜센드 메모리는 한 번 깨져서 교품도 받았지만, 윈도우 설치 등 종종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점 개별 파일 용량이 커지면서 16GB 메모리로는 옮길 수 없는 파일이 생기더군요. 최근 몇 주에 두어 번 그런 상황에 처한 뒤 약간은 충동적으로 64GB 메모리를 구입했습니다.

Sandisk Z800

Transcend JF780

* Sandisk Z800(상단)과 Transcend JF780(하단) 측면 사진 및 벤치마크

예전 빨래통에 들어가 운명을 달리한 산디스크 메모리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고급라인을 계승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해당 모델과 똑같이 USB 단자는 슬라이더로 꺼낼 수 있습니다. 속도는 플래시 메모리의 특성 상 용량이 클수록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그 정도의 속도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 놓고 나니 언제 또 데이터를 옮길 일이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만, 공구함을 채우는 것처럼 생각하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신고